"러시아, 28년만에 국방 예산 줄이기로"

러시아가 1998년 이후 처음으로 국방 예산을 감축할 예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러시아 정부의 향후 3년간 국방 예산안을 파악한 결과 2016년 국방 예산이 전년보다 5.3% 감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국방 예산을 줄인 것은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옛 소련 붕괴 후 러시아는 1998년을 제외하고 한 차례도 국방비를 줄인 적이 없다.

‘강한 러시아’를 앞세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국방 현대화를 추진해왔다. 2020년까지 총 2조루블(약 52조원)을 투입하는 국방 현대화 10년 계획도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아직 러시아의 국방 현대화는 끝나지 않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악화된 경제가 러시아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친러시아 무장세력을 러시아가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은 끊이질 않고 있다.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미국 등 서방은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내렸다. 루블화 가치는 연일 하락 중이며, 올해 말 물가상승률이 8%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세계은행은 러시아의 2014~2016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1.2%, 2.3%, 3%로 예상하고 있다. 전세계가 저성장 우려에 국방비를 점차 줄이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도 국방 현대화 규모를 계획보다 줄이게 됐다.

러시아 국방평론가 루슬란 푸코프는 “푸틴이 크림반도에서의 성공과 애국주의 수사를 앞세우고 있지만, 약해진 경제력 때문에 군사 지출은 불가피하게 줄 것이다”라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